
欅坂46 - 二人セゾン (Keyakizaka46 - Futari Saison)
* 자살 관련 묘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.
위험 부담을 안고 있는 수술이었다. 환자도, 자신에게도 불리함이 훨씬 더 많은 수술이었고, 카가미 히이로는 게임병을 치료하는 이 자체가 제게 위험 부담이 크다는 걸 조금씩 느끼고 있었다.
크리스마스를 기점으로 CR에는 한 차례 변화가 있었다. 많은 변화지만 가장 큰 것은 겐무 코퍼레이션의 단 쿠로토 사장이 환자 치료를 방해하는 검은 라이더라는 것이겠지. 그 외에도 그 비밀을 알고 있던 쿠죠 키리야가 죽었다는 것, 호죠 에무에게 무언가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 등이 있었다. 그리고 안타깝게도 카가미 히이로에게도 약간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. 불길한 일이 아니길 바랄 뿐이지.
악몽에 시달린 지도 일주일을 향하고 있었다. 단순히 마음이 해이해진 탓이라면 차라리 다행이지만, 변신 전 후로 더 깊게, 그리고 더 또렷하게 전해지는 감각들이 있었기 때문에 아마도 변신의 부작용 같은 것이니라. 마음 같아서는 단 쿠로토의 멱살이라도 잡고 어떻게 된 일인지 묻고 싶었지만 그는 이 게이머 드라이버의 개발자임과 동시에 적이었다. 이 전체가 그의 플랜에 불과할지도 모른다는 소리였다. 부작용이 생겨도, 어쩔 도리가 없다.
악몽은, 조금 더 나아가 꿈은 결국 뇌가 일부 깨어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들이다. 기억의 조각, 생전 본 적 없는 것들이라고 해도 간접적으로 제 기억에 남아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기억의 조각이었다. 제 악몽은 대개 사키를 잃은 데서 시작해, 사키를 구하지 못한 자신에 대한 죄책감을 넘어, 결국 그 죄책감을 이겨내지 못한 if 상태의 자신을 보여주며 끝이 났다. 죄책감 아래, 카가미 히이로가 또 가라앉고 마는 것이었다.
그녀를 구하지 못했기 때문에 가면라이더가 되기까지 선택이 쉽지만은 않았다. 이걸 해서 그녀를 구할 수 있다는 희망이 아주 조금이라도 있다면 다행이지만, 만약 없다면? 그 질문이 매 순간마다 그의 발목을 붙잡고 망설이게 만들었으니까. 가면라이더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가 쉽게 제 목숨을 끊었을 리는 없지만, 꿈속의 자신이 너무 망설임도 없이 몸을 던져버려서 하강하는 감각이 선했기 때문에 어쩌면 저도 모르는 마음의 어딘가에는 죽으려는 마음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을 할 뿐이었다.
숨을 들이쉬고, 내쉬며, 의식적으로 살아있음을 증명하려고 했다. 꿈에서 죽으려고 몸을 던졌다고 해서 현실에서 죽은 게 아니라는 건 의사인 제가 제일 잘 알았음에도, 증명은 쉬이 끝나는 법이 없었다. 지금은 변신으로 몸에 부담이 가는 것보다 모모세 사키를 구하지 못한 그 날의 제 자신의 죄책감이 더 큰 부담이었으니까.
“히이로 씨?”
오늘은 감각이 깨어나지 말아야 할 텐데, 적어도 낙하할 때의 그 감각이 선명한 건 제아무리 죽을 마음이 없는 그라도 기분 좋지는 않았으니까. 그 생각으로 머리가 가득해서 에무가 부르는 소리도 겨우 들었다. 정신 차린 그가 어, 하는 꽤 안 어울리는 넋 나간 소리와 함께 돌아보자 에무가 꽤나 걱정된다는 눈을 하고 있었다.
“괜찮으세요? 요새 계속…….”
“……잠을 좀 설쳤더니. 연수의, 신경 쓸 것 없다.”
고개를 끄덕이지만, 걱정된다는 눈빛이 사라지지는 않았다. 그 시선은 줄곧 집요하게, 퇴근길에서 차에 올라탈 때까지 쫓아오다 제가 차에 타고 나서야 겨우 차단되었다. 쓸데없는 걱정, 제 걱정이나 할 것이지.
잠에 빠지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. 걱정이 산더미였고, 그 걱정을 일일이 하나하나 뜯어보느라 한참이 걸린 탓이었다. 11시가 막 넘은 무렵 겨우 잠에 든 히이로는 결국 다시, 제자리로 돌아오고 말았다.
아슬하게 옥상 난간에 서 있는 히이로의 시선이 제 발끝을 향해있었다. 바람이 선선하게 불어온다. 하늘은 맑았고, 누구 하나 없는 고요한 세계는 마치 제 죽음을 위해 고요하게 만들어놓은 것만 같았다. 떨림도 없었고, 흔한 흔들림도 없었다. 여기까지 올라오기까지 망설임도 없었다. 네가 없는 나는 더 이상 내가 아니라는 한심하기 짝이 없는 소리를 제가 뱉게 될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지만, 그만큼 그녀를 사랑했으리라.
이제 한 발을 떼어 공중을 걷듯 내딛으며 몸에서 힘을 빼면 그만이었다. 그럼 공기를 가로질러 그는 몇 층인지도 모를 이 높은 곳에서 저 차가운 아스팔트 위로 떨어질 수 있었다.
“히이로!”
그 꿈은 언제나 그렇게 끝이 났다. 공기를 가로질러 떨어진 그의 두 눈에 아스팔트가 가까워지다 깨는 것이 전부였다. 그렇지만, 꿈에 혼선이 생긴다. 죽어야 했던 그는 멈췄고, 옥상 문을 열고 뛰어 들어온 여자는 그의 이름을 부르며 떨고 있었다.
“……사키?”
“히이로, 그만해. 나 여기 있으니까 내려와…….”
잔뜩 겁에 질린 목소리, 파르르 떨리는 목소리로 그녀가 조심스럽게 옥상 난간 쪽으로 한 걸음씩 옮겼다. 얇은 두 팔이 공중에 들리고, 저를 바라보는 두 눈이 걱정으로 물들었다.
“사키, 나는…….”
“히이로, 내려와, 응? 내려와서 얘기하자, 제발.”
애달픈 목소리가 그의 두 귀를 울린다. 조심히 옥상 난간에서 내려선 그를 사키가 두 팔로 감싸 품 안에 담았다. 등을 쓸어내리며 걱정시켜서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, 그래도 죽지 말라고 말하는 목소리가 약간 젖어있었다.
“사키, 미안해.”
“괜찮아. 나야말로 미안해, 히이로.”
사랑했고, 그래서 내가 너를 구하러 왔어. 이 악몽으로부터 너를 지키고 싶었어. 더 이상 나는 없지만, 그럼에도 나는 영원히 네 곁에 남을 거야. 남고 싶어.
새벽 3시가 넘었다. 파르르 떨며 눈꺼풀을 올린 히이로가 남아있는 제 품의 온기와 사키의 떨림을 느끼며 한참을 깨어있었다.
더 이상 악몽을 꾸지는 않을 것이다. 그게 변신에 의한 부작용인지, 그저 제 죄책감이 만들어 낸 꿈인지는 알 수 없지만, 결국 그녀가 저를 구하게 된 셈이었다. 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네 도움만 받는구나, 사키.